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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식도 두꺼비집 짓기처럼
성형| KimJU| 2013.09.10
지방이식도 두꺼비집 짓기처럼
초등학교 때 자주 가던 현장 실습 코스는 해운대였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비애 혹은 내륙인이 보기엔 기쁨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바다축제를 할 무렵이 되면 꼭 해운대를 가곤 했었는데, 모래 위에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흔한 놀이가 흙장난, '두꺼비집 짓기'였다.
▨ 두꺼비집을 잘 짓는 방법?
모래만 있다고 두꺼비집을 뚝딱뚝딱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두꺼비집을 지을 때 가장 좋은 상태의 재료는 썰물 때 바닷물이 빠져나간 후 약간 말라서 꿉꿉한 상태의 모래다. 그런 흙으로 두꺼비집을 지어야 차곡 차곡 쌓으면서 '다지는' 맛이 있다. 너무 마른 모래는 자기들끼리 부딪혀 으스러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꺼비집을 누구보다 크게 짓겠다고 덤볐던 녀석들 중에는 한손을 모래에 묻은 채 나머지 한쪽팔로 한아름 모래를 보듬어 한번에 두꺼비집을 쌓아서 다독다독거렸다. 손을 빼는 순간 '와르르', 그게 바로 부실공사의 전형이었다. 두꺼비집을 잘 짓기 위해서는 손으로 모을 수 있는 만큼만 조금씩 얹고, 얹을때마다 다독거려주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묻혀있던 한쪽 손을 빼는 순간에는 그 어느때보다 진지해야 하고, 섬세해야 한다. 그래야 두꺼비집의 모래가 갈라지는 일 없이 매끈한 모습으로 '짠' 완성할 수 있다.
▨ 지방이식도 두꺼비집 짓기 처럼.
두꺼비집을 누구보다 크고 완벽하게 짓고 싶어서 욕심을 부리던 녀석들이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과욕'이었다. 한번에 두꺼비집을 완성하려는 욕심 때문에 차곡차곡 다져주는 작업을 간과해서 두꺼비집이 무너진 것이다.
지방이식도 마찬가지다. 지방이식에서 "한번에 근사하게 완성하겠다"라는 말은 있을 수 없다. 지방이식은 2,3차의 수술을 거쳐 완성된다. 1차 지방이식 후에 이식한 지방의 일부는 생착하고 일부는 흡수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2,3차 지방이식으로 흡수된 지방을 보완하여 지방이식을 완료한다.
그런데 한번에 더 많은 양의 지방을 넣는다고 해서 생착이 더 잘되는 것은 아니다. 더 넣은 만큼 흡수되는 양도 함께 많다. 오히려 한번에 지나치게 많은 지방을 주입한 경우에 회복기간동안 붓기가 부담스럽고, 지방의 흡수가 어느 정도 있기까지 상당기간 부자연스러울 수 있다.
한편 튼튼한 두꺼비집에 적합한 모래의 상태가 필요하듯이 지방이식에 이용되는 자가 지방도 생착이 잘 되는 것이어야 한다. 복부나 허벅지에서 주로 지방을 채취하게 되는데, 복부나 허벅지는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부위이기 때문에 이 부위의 지방들은 생착률이 높다. 그리고 성장인자가 풍부한 혈장세포인 PRP를 지방이식과 병행하면 이식한 지방의 생착률을 높여 지방이식의 횟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글 2010-11-05 에디터 KimJU / 옮긴이 N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