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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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

성장통

글. 쉬즈성형외과 매니저 김안나

 

여자일러스트,육아와 일을 함께 다 해내는 여성 직장인 일러스트

 


올해 3월 육아휴직 후 복직까지는 5개월 밖에 남질 않았다. 1년이 12달인데, 반년도 남지 않았으니 '밖에'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운 좋게도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취직을 했고, 15년 동안 쉬지 않고 일을 해온 나는 엄마'라는 직업을 핑계삼아 쉬고 싶은 마음이 가슴 구석에 있었나보다. 불임으로 힘들어 했던 시기에 쌍둥이를 출산하고, 2년 후 막내의 임신으로 갑작스럽게 세아이의 엄마가 되었지만 일도 놓지고 싶지 않았다. 친정 엄마에게 아이를 부탁하고 열심히 일 했다. 재미와 보람도 느꼈다. 

 

 


친정엄마가 워낙 잘 돌봐주셨던 터라 육아는 신경쓰지 않았는데 아이들의 자라고 사고력이 생길수록 미루어 두었던 내 육아는 산더미처럼 불어났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습관, 버릇등을 잘 몰라  어느 시점에서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갈팡질팡 했다. 미뤄두었던 숙제를 해야만 했다. 

 


이것이 내가 휴직을 하게된 계기다. 쉰다기 보단 엄마직업에 충실하고 싶었다. 친정엄마를 쉬게하고, 아이를 위한 간식을 직접 만들어주고, 여행도 다니며  눈높이에 맞춰 대화를 많이하는 친구 같은 엄마가 되려 했다. 하지만 불과 휴직 한달만에 불면증과, 우울감, 스트레스성 피로만 쌓일 뿐이었고. 육아는 점점더 어려워져만 갔다. '역시 나는 일하는 체질이야'를 떠벌리고 다니며 내 자신을 위로할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까,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걸 깨닫는데는 시간이 오래걸리지도, 어렵지도 않았다. 얼마전 저녁을 먹은 후 설거지를 하면서 애들이 잘 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는데, 저희들끼리 어린이집 선생님 놀이를 하는걸 보며  잠시 멍~ 해진 기분이 들었다. 아이들은 저렇게 자기 나이에서의 삶을 열심히 재밌게 살고 있는데, 엄마인 난 뭘 그리 걱정하고 어렵다고만 말하고 있는지,,,,

  

 

그 조그맣던 손과 발이 점점 커져 새로산 운동화가 한계절 밖에 신을 수 없고, 옷을 사러가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릴달릴 샬랄라한 옷을 고르고 있는 내 모습(난 절대 샬랄라한 옷을 좋아하지 않지만). 내 눈과 내 손의 스킨십을 통해 커가는 모습을 보니 대견해 보인다. 지금이 아니면 이 순간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다 라고 생각도 해본다.

  

 

아무튼 육아휴직 7개월이된 지금에서야 조금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떨때 아이가 떼를 쓰고 투정을 부리는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알게된 것 같다. 참 다행이다. 

모성애가 부족한 엄마, 참을성 없는 사람, 매력이 없는 여자로 전락한 나를 발견했고, 이것을 이겨내지 못해 혼란스러웠는데,  이 또한 지나 가리라!  

  

 

 

아이들이 아닌 내가 성장기인가보다 하고 성장통을 앓고난 후 나아진 것, 깨달음이 있어 다행이다. 아직 나는 많이 부족한 엄마이지만, 부족하다는 걸 알기에 노력하는 엄마가 될 것이다. 세상 가장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을 위하여,  안나 너는 잘 하고 있어!!

 

 

 

 

원본. 쉬즈성형외과 매니저 김안나 / 편집. 에디터 NANA

 

   Editor_안나

* 업데이트 : 2013.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