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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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뒤 나에게 보내는 편지, 유치환 우체통

1년 뒤 나에게 보내는 편지, 유치환 우체통

by. 부산 쉬즈성형외과 에디터 Ellie

 

 


나에게 편지를 써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학교에서 내준 과제가 아니고서야 나 스스로 나에게 편지를 써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요즘 이동통신사에서 10년 뒤, 100년 뒤 소중한 사람에게 영상편지를 보내는 캠페인이 있듯이 몇 년 뒤에 편지를 받을 수 있는 우편서비스도 있다. 부산에 정확히 1년 뒤에 편지를 보내주는 곳이 있다. 에디터 Ellie는 작년에 나에게 쓴 편지를 최근에 받은 특별한 경험을 했다. 

 

빨간우체통



 

부산 초량동에는 그리움이 있는 우체통, 정확히 1년 뒤에 엽서를 배달해주는 느림우체통이 있다. 바로 유치환우체통. 유치환 그는 시인이며 통영에서 편지를 많이 보냈다고 한다. 그 곳에 유치환의 전시관이, 새빨갛고 사람 키만한 우체통이 떡하니 서있다. 그 밑으로 보이는 부산항과 수많은 건물들은 내가 사는 곳이 바다가 보이는 도시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작년 12월, 산복도로투어라는 체험 속에서 유치환 우체통을 만났다. 짧은 시간 내에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쓰고 우체통에 넣은지 정확히 1년 뒤, 내가 나에게 쓴 엽서 한 장이 내 손에 들어왔다. 엽서를 보자마자 벌써 1년이란 시간이 흐름에 대한 허망함과 동시에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 났다. 그리고 난 나에게 보낸 메시지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는지 되돌아 보는 시간이 갖게 되었다. 



유치환우체통으로 부터 받은 1년뒤 편지

에디터 Ellie가 유치환우체통을 통해 1년 뒤에 받은 엽서 한 장 @부산쉬즈성형외과




내가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받는 기분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묘하고 신기한 기분이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고, 누가 나에게 선물을 보낸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1년 뒤 받는 편지는 나일 수도 있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그리운 사람일 수도 있다. 부산에 산다면, 부산에 여행을 왔다면. 그날의 기억을 엽서 한장에 기록해 보는 것은 어떨까? 1년 뒤 받을 그 사람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Editor_Ellie

* 업데이트 : 2014.12.24